Meine Kinder2012. 6. 25. 11:18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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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이 요즘 밥을 잘 먹는다.

그냥 원칙대로 밥 치우는 시간을 알려주고, 그때까지 밥을 다 못먹으면 다음 밥까지는 먹을 게 없다고 고지해준 것 뿐이다.

다음 밥까지 배가 고플 수 있단 걸 예상하고 잘 먹는거 같진 않고, 그냥 시계보고 먹는걸 무슨 경기하듯 느끼는 걸수도 있고, 후식을 거하게 먹는 박군 습관상, 당장 후식을 먹을 수 없단 게 겁나서일수도 있지만, 하여간 우리 아이가 갑자기 달라졌다.

(갑자기 달라졌다기보담도, 할 능력이 충분한 녀석을 이제까지 그냥 놔뒀단 게 맞겠다. 어린이집에서는 식판도 혼자 정리하는 넘이니까...)


근데 밥을 집중해서 먹진 않는다. 어쨌거나 시간을 넘기면 후식이 없단 걸 보여줄 일이 한번 일어나야 한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그저께 드디어 시간을 넘겨버렸다. 수박은 엄마랑 아빠만 먹을거라고 했더니 무척 억울하게 울어댄다. 인저리타임 적용해서 5분 더 주고 정리시켰다. 급기야 어제 오므라이스는 한그릇 먹고 더 먹겠다고 해서 꽤 먹는 일도 생겼다. (2012.06.21. 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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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은 이사온 집이 넓어서 좋단다.

거실이랑 욕실은 확실히 좁아졌지만, 제일 큰 방을 놀이방으로 차지하고 있으니 좋은듯.

덕분에 요즘은 거실에서 노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전에 살던 집 아래층 분들이 마음이 너무 넓으셔서 별 스트레스는 없었는데, 그래도 1층이라 박군이 뭘 해도 잔소리를 안하게 된 것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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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이 낮은 포복을 시작했다.

입에 넣고 싶거나 만져보고 싶은 게 보이면 저돌적으로 기어간다.

박군보다 훨씬 입에 잘 넣어서, 박군 땐 별로 안하던 걱정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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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이랑 박양이랑 뚱한 표정은 비슷한데, 웃을 때 표정이 좀 다른거 같다: 박군은 온 얼굴로 크게 활짝 웃었는데, 박양은 주로 눈으로 웃는다.

이래서 딸이 이쁘단 말을 하는듯.

(힘들게 키운 박군에 비해서, 박양의 육아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는 아빠의 눈이라 그렇게 보일지도.)

Posted by ICHTH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