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ine Geschichte2009. 5. 1. 13:07
본좌, 처음 network에 발을 들이민 게 1994년 가을이다. 학교 도서관에 있던 Fast-15 단말기로 텍스트 기반 BBS에 들락거리기 시작했었다. ARA가 먼저였던가 KIDS가 먼저였던가, 하여간 조용한 도서관 터미널 앞에서 텍스트만 나오는 모니터를 들여다보면서 그렇게 빠져들었었다.
원래부터 원가 읽는걸 좋아했던 터라,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는 글들이 쌓여있는 BBS는 시간 잡아먹는 괴물이었고, 폐인은 아니더라도 하루에 몇시간씩은 그렇게 비비질로 날려보냈다. 그무렵에 online에서 만났던 사람들도 많았고, 이십대 초반의 덜 다듬어진 글들도 쓰고, 모 여대(이러면 아무도 모르겠지) 비비에서 죽돌이도 해보고... (당시 저 모 여대 비비에는 그학교 학생보다 K대랑 P대생들이 더 많이 모여있단 얘기도 있었다.) 비비에는 낭만이 있었다. 당시 비비에 접근할 수 있던 사람들은 "대개" 어느정도는 기본적인 소양들을 갖춘 사람들이었기에, 사람 사이의 예절도 지켜졌고, 범;;죄 같은 게 끼어들 여지도 거의 없었다.
그무렵에 역시 과 PC실에서 혼자 이것저것 건드려보다가 찾아낸 WWW도 비슷했다. 84년에 처음 접한 APPLE 이후로, Win3.1이 나오기 전까지는 내내 MS-DOS를 쓰다가 Windows라는 새로운 개념을 혼자서 익히던 참에, 어쩌다가 Mosaic을 띄우게 됐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지금처럼 검색 단어를 넣는 방식이 아니고, hyperlink를 따라서 하위 카테고리로 들어가는 방식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땐 Lycos를 썼던것 같다. 어쨌든 그렇게 마우스만 좀 클릭하면 엄청난 자료들이 쏟아져 나오는 그 인터넷의 바다에 빠져버렸다. 지금이랑 비교하면 또 얼마 안되는 양이었지만, A-ha와 military라는 link를 타고 들어가서 발견했던 webpage들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대학원에 들어가고, 초딩 5학년때의 Apple II 호환기종을 소유했던 이후 나만의 전용 PC가 랩에 생기면서, Win95와 IE를 제대로 쓰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개인용 PC를 지급하는 랩은 simulation쪽 랩 말고는 우리 랩이 예외적이었다.) 비비랑 맞물려서 바야흐로 제대로 된 실험실 폐인이 탄생하는 시점이었다...
선견지명을 가지신 얼리어댑터 교수님을 만난 덕에, 랩엔 web/mail/file 서버도 linux 환경에서 돌아가고 있었고, 전공 선택때 전산을 심각하게 고려했던 본좌에게는 딴짓하기 딱 좋은 환경이었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인터넷이란 것도 역시 어느정도 접근이 제한된 환경이었다. 역시 그런 이유로, 요즘 나타나는 폐해들이 별로 문제가 안되던 시절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개인 홈페이지에 별별 위험한 정보들이 다 올라가 있었다. 뭐... 그러다가 또 사람들도 만나고...

기술은 발전하고, 또 대중화되어가고 있다.
일반인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술들이 늘어나면서, 어디선가에는 그걸 악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건 당연한 부작용이지만, 소수에게만 열려있었던 그때가 좀 그리워지기도 한다...
Posted by ICHTH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