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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23 Trier in THE Summer
Deutschland '032007. 12. 23. 21:40
2003년 여름, 유럽은 참 오지게도 더웠다.
얼마만의 폭염이랬던가...
프랑스에서 백인가 천단위로 사람이 죽었다고도 하고...


그 여름에 난 독일에 있었다. -_-

BASF summer institute에 두주 반 있다가 DAAD 후원으로 MPIP(Max Planck Institute for Polymer Research)에 두달간 머무르는 동안 TrierThionville에 다녀왔다.

그 더운 여름, 자다가도 더워서 깨야 하는 여름에, 어어콘 같은거 안쓰는 Trier의 다락방같은 숙소에서 맞는 아침 햇살은 눈부셨다.
이른 아침의 Porta Nigra. 조용한 일요일 아침. 맑은 공기. 청명한 대기. 교회 종소리. 전망창 사이로 들어오는 눈부신 햇살.
정오의 Kaiserthermen. 단 한층 내려갔는데도 온 몸을 휘감는 서늘한 기운이 너무나 낯설었던 곳.
오후의 Amphitheater. 로마시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원형경기장. 오후의 햇빛(한여름이었으니 시간상으로는 늦은 오후/저녁이였지만)이 따가웠던 곳.

다리가 아프고, 배가 고팠다.
지금 생각하면 참 한심했었다.
돈없는 유학생도 아니고...
큰 돈도 아닌데 뭘 그렇게 아낀다고 고생을 했을까...
다시 쓸 수도 없는 돈을...

LC20.
그해 여름, 그 기억을 기록했다.
그 다음 해, S40으로 두번째 독일 체류를 기록하고 돌아온 다음에도 LC20을 처분하지 못한 이유는, 혼자했던 그해 여름을 기억할 수 있게 했던 녀석이기 때문이지.
Posted by ICHTHUS